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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이상 사회론은 가족윤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양지양능의 윤리 개념으로 배우거나 후천적인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도 능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후천적인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도 알 수 있다는 윤리 개념은 인간의 본성에 선함이 내재되어 있다는 주장으로 유도되며 이는 자기 반조를 통해서 인의예지와 같은 사덕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맹자의 수양론을 본성을 유지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을 수양의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수양론의 골자를 이루는 호연지기의 개념을 본성을 억지로 조장함을 배재하는 기름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기름이라는 개념
맹자의 기름이라는 개념은 이미 자신에게 도덕의 씨앗이 있음을 간파하고 그것을 잘 양생하는 방편을 말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조장하기보다는 본성의 선함을 해치려는 환경을 제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름의 개념에는 인간성의 천부적인 존귀함에 대한 사상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자아에 대한 애착과 도덕심에 대한 자기 확신을 일깨워준다고 할 것이다.
순자의 이상사회론은 왕자의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인간의 본성은 조악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본성에 작위를 가함으로써 도덕적 완성을 이룰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또한 순자는 예라는 것이 군자가 만들어서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함으로써, 본성을 극복하기 위한 후천적 노력이란 성인이 만든 왕자의 제도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순자의 수양론은 자기 반조를 통한 사색을 거부하고 성왕의 도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문을 열심히 함으로써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순자의 작위라는 개념은 후천적인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인간성의 천부적인 조악함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인의 가르침을 통해서 자기완성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는 주관적 자의성에 의한 독단적인 도덕적 주장을 거부하고 객관적이고 사회적인 도덕적 규범을 강조하는 것으로 도덕이라는 것이 여럿이 모여 사는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산물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맹자와 순자의 기름과 작위
맹자와 순자의 수양론에서 기름과 작위는 그들의 인성론을 바탕으로 제시되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수양론에서 나타나는 이 기름과 작위라는 것이 요구하는 바는 본성이 갖는 결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나타난다. 맹자에게 있어서의 선한 본성이라는 것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상처받을 수 있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개의 사람들이 본성을 지키지 못하고 소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름이란 이러한 본성을 지키고 그것을 사덕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된 것이다.
한편 순자에게 있어서 본성이라는 것은 조악한 것이라고 함으로써 본래 결점을 내포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 순자의 작위는 이러한 본성이 갖는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맹자와 순자에게 있어서 본성이란 그대로 방치하고서는 도덕의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점과 그것을 도덕적 완성의 길로 이르게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요구되는 것이 있다. 이를 맹자에게서는 기름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경지에 오를 수 있고 순자는 작위라는 방법을 통해서 그 길로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맹자와 순자의 인간 본성에 대한 입장이 달랐던 것은 그 두 현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의 구도가 달랐기 때문에 그러한 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철학적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둘은 똑같이 인간성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시작하지만 맹자는 친근한 가족 사회를 모델로 한 도덕성에 의존하여 사회와 국가가 운용되는 것을 기대하였고 순자는 강대한 제국에 어울리는 제도적 장치를 통하여 사회와 국가가 운용될 것을 기대하였다.
맹자와 순자에 정치적 입장
이러한 국가관과 정치적 입장은 맹자에게서는 인간에게는 사덕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선한 본성이 있음을 주장하게 하였고 순자에게서는 인간에게는 극복해야 할 조악한 본성이 있음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상사회론의 기저를 이루는 맹자와 순자의 사상에는 다음과 같은 철학적 입장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가족윤리를 바탕으로 하는 맹자의 작은 나라의 통치개념은 도덕이라는 것이 양지양능의 개념으로 배우지 않아도 능히 알 수 있는 것임을 주장하게 되었다. 왕자 제도를 바탕으로 하는 순자의 큰 나라의 통치 개념은 도덕이라는 것이 성인의 작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주장하게 되었다.
둘째는 도덕적인 군주상을 지향하는 맹자의 이상적 군주상은 군주의 도덕성을 이상사회를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긴다. 그리고 요순과 같은 성왕과 같은 도덕적 군주가 누구나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지성적 군주상을 지향하는 순자의 이상적 군주상은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누구나 요순과 같은 명철한 군주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게 되었다.
셋째는 덕치를 이상적 제도로 여기는 맹자는 군주의 도덕적 수양을 통해 이상사회의 통치가 가능하다고 여기고 수양적 방법으로 자기 반조의 방법을 통해 내면의 본성을 길러 도덕심이 발현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법치를 이상적인 제도로 여기는 순자는 군주의 배움에 대한 노력을 통해 성인의 길로 이를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왕자의 제도를 제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됨을 주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둘의 접근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애착에서 출발하였으며 사상의 근저에는 유가적 도덕사회를 이루기 위한 깊은 사유를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맹자와 순자는 그들이 원하였던 이상적 사회상에 근접하기 위하여 인간 본성의 어느 한 측면을 부각해서 다루고 있다.
맹자와 순자의 이상사회론 규명
다만 맹자와 순자의 이상사회론을 규명함에 있어서 그들의 위정자에 대한 접근의 태도를 주로 다루었으며 현대적 의미에서의 정치론이나 존재론 등으로 확대하여 논의하는 것을 배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자와 순자의 철학은 현대 정치의 이념적 대립 문제와 현실의 참여에 있어서 위정자가 갖추어야 할 근본적인 자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있으며 권력창출의 문제와 이해관계의 문제에 집중되는 현실정치에서도 여전히 강한 도덕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맹자는 현대 시대에 정치나 인생에 대해서 더욱 확장시켜 논의하는 걸 압축시켰다. 순자는 현대 정치적 이념에 대한 대립을 위정자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생각하고 움직였다. 또한 근본적인 자질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